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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필리핀] MMBS 학생에서 신구대학교 매니저로 다시 떠나는 딸락 이야기- Shingu College

by 윤양inUS 2024. 2. 18.

신구대학교 동계 필리핀 어학연수

 

2008년 MMBS에서의 6개월 어학연수를 잊지 못하고 대학교 졸업하면 다시 찾아와야지 마음 먹고 2012년 드디어 실행의 날이 다가왔습니다. 한 겨울 홍대에 있는 MMBS 한국지점으로 면접을 보러 갔는데 이제 곧 겨울방학 시즌으로 바쁠예정이라 빠른 시일에 MMBS로 투입됬으면 좋겠다해서 급하게 비행기 티켓을 끊고 필리핀으로 날아갔어요.

 

MMBS가 딸락이라는 안전한 시골에 위치해 있고 규모가 꽤나 큰 리조트 형식이다 보니 여러 대학교 캠프 학생들로 정신없이 붐벼 있었어요. 서울 면접 땐 30대 여자 매니저와 남자 매니저가 대학교들을 담당할거고 나는 그 나머지 학생들을 챙기면 된다 해서 부담없이 들어왔는데 일손 부족으로 신구대학교 26명을 맡아주었으면 좋겠다는 반 강제적인 책임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그 때 당시 내 나이 스물여섯 어린 나이에 21살 학생들이 내 말을 과연 들을까? 더군다나 복학생들은 저와 동갑 또는 저보다 나이가 많은 학생도 있었어요. 자신 없어서 거절하고 싶었지만 상황 자체가 거절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

 

그렇게 시작된 신구대 학생들과의 생활.. 보육원 봉사활동부터 시작합니다.

 

매니저와 학생들이 친해지기란 참 힘들어요.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죠. 저는 그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줘야하고 그들은 저에게 컴플레인을 해야하는 입장이니까요.

친해지려고 적극적으로 다가가진 않았어요. 학생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고 원래 그런 성격도 아니고 한달 반 뒤면 갈 얘들인데 큰 일없이 무사히만 지나가라 빌었죠ㅎㅎ

 

첫번째 미션인 보육원 봉사활동은 많은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잘 넘겼어요.

남자 숙소와 여자 숙소가 꽤 떨어져 있었고 26명의 학생들을 쪼꼼한 어린 매니저가 컨트롤 하기엔 힘들 것 같아 10명, 10명, 6명씩 1조가 되어 그 중 리더를 한명씩 뽑아서 제가 3명의 리더에게 공지를 전달하는 식으로 매니징 했어요. 이 방법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다른 대학교들은 오직 한 리더가 30명 가까운 학생들을 케어 했다면 저희는 3명의 리더가 있었기에 전달도 빨랐고 팀워크에 효율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신구대학교 학생 중 한명이 저랑 룸메이트였던 덕분에 제 사정을 친구들에게 전달하면서 저의 어색하고 어리버리한 모습들을 귀엽게 잘 봐주었어요.

2008년도에 친했던 필리핀 선생님들이 이제는 어느정도 짬밥있는 선생님이 되어 신구대학생들의 컴플레인이나 요구사항을 그들이 손쉽게 해결해 주기도 했어요. Marie 티쳐와 Ipe 티쳐는 Head Teacher가 되어 있었죠ㅎㅎㅎ

 

그렇게 신구대 학생들과 저는 불만 없는 필리핀생활을 이어나갔어요. 하지만 또 다시 찾아 온 위기.... :(

30대 여자 매니저가 텃새를 엄청 부렸는데 이미 MMBS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저는 생활하는데에 불편함이 없었고 적응기간 없이 잘 지내며 그 텃새를 애써 무시했었는데 그 마녀로부터 대뜸 이번 주말 신구대학생 전부 해변 관광을 보내야 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죠.

26명 전부 주말관광이라니... 이미 한국에서부터 6주 기간 중 주말 하루는 반드시 관광을 시켜줘야한다는 계약이 있었음에도 그 누구도 저에게 그 얘기를 안해주었고 덜컥 신구대를 맡기고 아무런 인수인계를 하지 않았던터라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지금이 수요일인데 토요일날 관광을 보내야 한다니 말도 안되는 소리였어요. 앞이 깜깜하고 정말로 속 상해서 울고 싶었습니다.

이미 다른 매너저들은 버스대절도 끝났고 수빅이라는 해변으로 모든걸 예약 해 놓은 상태였어요. 신구대학생들이 주말에 MMBS에만 머물다가는 저에게 엄청난 핍박을 할게 뻔했습니다. 우리 매니저가 힘이 없어서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고 다른 대학교들 다 투어갔는데 우리 학교만 필리핀 여행 제대로 못하고 한국 돌아가게 생겼다 하며 불만이 쏟아질거였죠.

너무 괴로웠어요.....

 

하지만 필리핀은 저를 버리지 않았어요! MMBS 학생이었던 제가 이 곳이 그립다고 자처해서 한인 매니저로 돌아온 걸 이쁘게 봐 준 MMBS 마리벨 대표가 버스 대절에서부터 바캉스 장소까지 모든 걸 예약해 주었고 마리벨 역시 그 마녀 매니저가 저를 괴롭히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꽤나 열 받아 하셨어요. 저는 연신 너무 감사하다, 정말 아무것도 듣지 못해 앞이 깜깜했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하다 하며 그때부터 마리벨과도 가까워졌어요.

다른 한인 매니저들은 힘들게 여기저기 부탁하며 예약하고 순탄치 않게 일정을 잡았다면 마리벨은 필리핀 딸락에서 엄청난 파워를 가진 분이라 그 어떤 장애물도 없었어요.

 

그렇게 가게 된 Anvaya Cove.

 

멤버십 회원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 Dr. 마리벨이 직접 동행까지 해주며 갈 수 있었어요. 신구대 학생들에게 "이 곳은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곳이며 정말 비싼 회원권을 내야 들어올 수 있고 마리벨이 동행까지 해주며 나의 딱한 사정으로 무리하게 예약잡고 올 수 있었으니 마리벨에게 감사하다" 인사표시 해달라고 했어요.

학생들도 진심으로 감사했는지 마리벨에게 감사하다며 너무 기뻐했고 그렇게 웃음이 끊이지 않는 날이었습니다.

 

해변과 수영장을 넘나들며 어린애들마냥 그렇게 활기차게 놀았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날을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네요..ㅎㅎ

 

승리의 점프샷!

Dr. 마리벨이 작정하고 도와준 기적과도 같은, 내 인생에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런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그렇게 각기 다른 여행장소로 떠난 대학교 학생들은 여행일정을 마치고 MMBS로 다시 모였고 이때부터 신구대 학생들은 다른 대학교 학생들의 부러움을 한껏 받기 시작했어요. 정말 뿌듯했습니다!!!

 

Anvaya Cove와 수빅은 비교도 안 될 곳이죠. 다른 대학교 학생들은 수빅의 더러운 물에서 놀았고 음식 맛도 없어서 고생만 하다 왔다 하더라고요. 후후후... ;)

 

Anvaya Cove 이후로 부쩍 친해진 신구대 학생들과 나. 서서히 정이 쌓일때쯤 한달 반이라는 어학연수의 짧은 기간으로 헤어질 시간이 찾아왔어요.

 

 

이별은 왜 항상 아픈지...

책임감을 덜 수 있음의 시원함과 다음날 눈 뜨면 이제 26명을 못 본다는 섭섭함이 몰려왔어요. 나는 최선을 다했고 이 아이들은 어린 매니저 힘내라는 듯이 잘 따라와 주었고 덕분에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고 좋은 인연이 늘어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너희 덕분에 정말정말 행복했다!

 

필리핀의 좋은 기억만 갖고 있기를..

MMBS에서 좋은 일들만 있었기를..

부디 잊지 않고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필리핀] Isdaan Restaurant에서 인생샷!- 딸락 여행